음식 잡학 사전 📚

#1 랍스터 (robster)

"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그럼 빵 대신에 케이크를
먹으라고 하세요"

이 한마디에 민중은 분노했고 앙투아네트는 세대를 이어가며 빈축을 사고 있다.

지금 들으면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소리다. 하지만 사실이다.

1620년 102명의 청교도를 태우고 영국을 떠난 메이플라워호가 미국에 도착한 곳이 메사추세츠 주의 플리머스다. 1622년 영국에서 미국으로의 이민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난 때였다. 당시 플리머스의 플랜테이션 농장주였던 윌리엄 브랫포드는 농장에서 일하는 정착민을 모아놓고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식사는 따뜻한 빵 대신에 물 한 잔과 랍스터밖에 없습니다.”

네? 머라구요??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 시절이었을 때 매사추세츠에 있는 한 농장에서 하인들이 파업을 했다.
빵 대신에 먹기 싫은 싸구려 음식만 준다는 것이 이유였다. 노사협상을 벌이던 농장주와 하인이
최종 협상을 끝내고 노동계약서에 서명을 하면서 파업은 끝났는데, 계약서의 내용은 이랬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랍스터를 식탁에 올리지 않는다'

주로 가난한 집 어린이나 하인들이 먹는 음식이었고, 죄수들에게는 질리도록 공급됐던 요리였다.
지금도 랍스터는 미국의 메인 주에서 잡히는 것을 일품으로 여기지만, 미국의 초기 개척시절 메인 주와
매사추세츠 주에는 랍스터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너무 흔해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랍스터를 식용대신 밭의
비료로 사용했다. 또 집게발은 잘라서 낚시바늘로 썼다고 한다.

교통이 발달하면서 미국 전역으로 랍스터가 퍼져나가 고급 요리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길거리에서도 쉽게 랍스터를 구경할 수 있었던 메인 주는 1840년 랍스터 산업이 발달하면서
‘랍스터의 고장’으로 명성을 얻었다. 한자로 랍스터는 ‘용새우’라고 표기한다. 굳이 따지자면 새우,
가재 중의 으뜸이라는 뜻이다. 한때 미국에서 ‘가난의 상징으로 꼽혔던 랍스터가 지금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부의 상징’으로 바뀌었으니 정말 가재가 용 됐다.

#2 포테이토칩 (potato chip)

뉴욕 부근에 위치한 사라토가스프링스라는 곳에 ‘호반의 달’
이라는 작은 레스토랑이 있었다. 레스토랑의 주인은 조지 크럼
이라는 사람이었는데, 모두가 인정하는 ‘괴짜 영감탱이’ 였다.
인디언과 흑인의 혼혈이었던 크럼은 다혈질로 화를 잘 냈고
냉소적인 사람이었다. 손님이 음식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으면
그 다음에는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이상한 음식으로 만들어 다시
내놓았다. 그러고는 화를 내거나 문을 박차고 나가는 손님의
반응을 보고 즐기는 ‘괴짜’ 할아버지였다. 또 부인도 5명이나
되었는데, 그 이유중의 하나가 인건비를 들이지 않고 레스토랑을
운영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다시 만들어 와!"

어느 날 레스토랑을 찾은 손님이 주문한 감자튀김이 너무 두껍고 제대로 익지도 않았다며 불평을 쏟아내고는 다시 만들어오라고 했다.
그러자 화가 난 크럼은 특유의 괴짜 버릇이 발동해 주방장에게 포크로 감자를 찍을 수 없도록 최대한 얇게 썰라고 시켰다.
그런 다음 냅킨에 싸서 30분 동안 얼음물에 담가 놓았다가 뜨거운 기름에 튀겼다.
그래도 분이 풀지 않았는지 감자 위에 소금을 잔뜩 뿌린 후 손님의 식탁으로 내보냈다.

"흠 맛있는걸 ..?"

그런데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내왔다며 화를 내고 떠나야 할 손님이 오히려 맛있다며 더 달라고 주문을 하는것이 아닌가. 화가 난 손님의 모습을 기대했던 크럼은 무척 실망한 한편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손님이 너무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아예 ‘포테이토 크런치’ 라는 메뉴로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음식은 크럼의 레스토랑에서만 서비스를 했다. 이후 주방장이 독립하면서
고객을 끌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포테이토칩을 바구니에 담아 식탁에 올려놓고
마음껏 먹게 했으며, 손님이 원하면 포장까지 해서 갖고 가도록 했다. 이때 이름은
‘사라토가 칩’으로 불렸다. 1920년대까지만 해도 주로 미국의 동북부지역에서만 먹는 스낵이었는데,
나중에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이름이 ‘포테이토 칩’으로 바뀌었다. 덧붙여 처음 포테이토칩을 만든
조지 크럼이나 나중에 독립해 사라토가 칩을 유행시킨 주방장 모두
특허를 받지 않아 세계적인 식품을 개발해 놓고도 큰돈은 벌지 못했다고 한다.

#3 홍어 (thornback)

홍어는 다른 가오리과 물고기처럼 두 개의 생식기를 갖고 있는데 체내수정을 한다.
척추 지느러미처럼 보이는 생식기에는 가시가 있어 암놈과 교미를 할 때는 빠지지 않게
가시를 박고 교미한다. 체외수정을 하는 다른 물고기와는 달리 체내수정을 하는데다
생식기에 가시까지 박혀있어서 얼핏 홍어가 열정적으로 ‘섹스’를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암컷이 낚시 바늘을 물었을 때 수컷이 여기에 붙어서 교미를 하다 낚싯대를 끌어올리면 나란히 따라 올라오는데,
암컷은 미끼 때문에 죽고 수컷은 간음 때문에 죽는다. 그러니 이는 음을 탐하는 자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명나라 때 이시진이 쓴 <본초강목>에는 이런 홍어를 놓고 생식이 괴이하다고 해서
‘바다의 음탕한 물고기’ 라는 뜻으로 ‘해음어’라고 불렀다고 한다.

#4 파인애플 (pineapple)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때면 간혹 테이블 중앙에 예쁘게 조각한 파인애플이 놓여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물론 장식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그리고 식사가 끝나면 주방장이 조각한 파인애플을 가져가 디저트로 다시 내온다.
그런데 예술적 수준인 파인애플 조각품이 단지 식탁을 예쁘게 꾸미기 위한 장식용에 지나지 않을까?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 뉴잉글랜드에 카리브해를 정기적으로 항해하는 무역선 선장이 살고 있었다.
이 선장은 항해를 마치고 돌아오면 집 담장에 파인애플을 꽂아놓고 자신이 무사귀환했음을 이웃들에게 알렸다.
사람들은 파인애플이 보이면 친구인 선장이 돌아온 것을 알고 그의 집을 방문해 저녁을 함께하며
항해 중에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